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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lm

발인 發軔 (2025)

by 구정은 2026. 4. 27.

 

발인 發軔

사회적으로 규정된 여성상은 나를 포함한 현재의 여성 세대에게 지속적으로 순응과 인내를 요구해왔다. 그러나 나는 어머니 세대가 남긴 전통적 여성상의 유산을 복원할 의무가 없다. 그럼에도 오늘을 사는 여성들은 여전히 관습적 규범과 역할을 강요받는다. 우리는 그 역할로의 복귀 요구에 응답할 의무가 없다.

본 작업에서 진행되는 두 차례의 화장은 사회적 차원과 개인적 차원에서 ‘여성성의 사망’을 의미한다. 사회적 화장은 전통적·관습적 시선 아래 살아온 윗세대 여성들의 삶과 고통에 위로를 건넨다. 개인적 화장은 지금까지 여성으로서 겪어 온 한계와 억압을 정면으로 통과하며, 부여된 여성성의 전형을 소각한다.

이 장례는 나의 죽음을 애도하기 위한 자리가 아니다. 나의 생존을 확인하기 위한 절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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